고물가 시대, 분양가 인하는 난망
최근 분양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3.3㎡당 전국 평균 분양가는 2000만원에 이르렀고, 서울 강남 한복판 아파트에서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6000만원대 분양가에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억원을 넘는 분양가에도 고급 아파트가 속속 팔리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해봅니다.
분양가 상승 원인
몇 년간 분양가가 상승세를 이어왔고, 향후에도 이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저가 브랜드가 등장하며 주택 시장의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5인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분양가는 단기간에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진단이 우세했습니다. 이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이 여전하고, 토지비와 금융 비용도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고분양가, 주택 시장 침체 속 더 부각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논란이 사회적으로 더 주목받는 이유로 주택시장의 침체를 지적합니다. 과거에는 분양가가 구축 단지의 실거래가를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구축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분양가는 상승하며 대비되는 측면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분양가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적은 없었고, 구축과의 가격 차이가 급변하면서 더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테그플레이션과 주택 시장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침체로 수요가 감소하고 분양가보다 낮은 시세가 발생하며 신규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며, "스테그플레이션과 유사하게 저성장, 고물가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공급시장과 수요시장 모두에 연쇄적인 침체와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향후 분양가 전망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물가를 감안할 때 분양가가 더 오를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망합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예측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하락하지 않는 한 분양가가 하락하기 어렵다고 분석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분양가는 주택 시장의 문제가 아닌 인플레이션 문제"라며 "물가 상승률이 낮아져도 분양가는 한 번 오른 상태에서 떨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분양가 상승의 주요 원인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원가 상승'을 꼽았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인건비와 토지비 등 공사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분양가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김효선 수석전문위원은 "토지비와 공사비, 인건비, 금융 비용 등 모든 비용이 한꺼번에 올랐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미적용되는 상황에서는 전국의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청약시장 양극화 우려
분양가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청약시장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을 위한 자산 기준이 높아져 일정 자산을 갖춘 수요자들만 청약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청약은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는 동시에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질 때 활성화된다"며 "분양가가 오르면 수요자들 사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청약 시장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분양가상한제의 효과
분양가상한제를 대거 시행했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대책이 분양가 상승을 막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신규 공급 물량을 줄이고 주택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등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비판합니다.
김효선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의 취지는 주택시장이 과열됐을 때 가격 인상을 제한해 인근 구축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남아있는 분양가상한제 지역은 수요자들에게 '로또 지역'이라는 인식을 주어, 시장 상황에 맞는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진형 교수는 "분양가를 억제하면 수요자에게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지만, 공급자 입장에서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급 감소를 유발했다"며 "규제 지역에서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만 싼 가격에 비싼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로또 청약' 논쟁이 끊임없이 나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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